LGU+, LTE 점유율 확대로 흑자 전환
이동통신업계에서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만년 3위 LG유플러스가 2013년 실적에서 세 자릿수 깜짝 성장을 이뤘다. 반면 광대역 LTE 주파수 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며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던 KT는 3사 중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2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큰 무리 없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이통3사의 실적은 ‘꼴찌의 반란’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7%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11조4503억원으로 5% 늘어났고, 순이익도 279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무선분야의 높은 실적이 LG유플러스 실적 상승의 효자 노릇을 했다. 특히 LTE 시장점유율을 20% 가까이 확대했다. 전체 가입자에서 LTE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2년 43.1%에서 65.2%로 늘어났다. LTE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고, 데이터 소비량도 많아 수익과 직결되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다. 이에 이통3사 모두 LTE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시장점유율에서도 KT의 목전까지 따라붙으면서 시장 2위 자리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가 약 1087만명으로 1645만명을 기록한 KT를 바짝 뒤쫓고 있다.
반면 KT는 초비상이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816억원으로 83.6% 급락했다. 매출액은 23조8106억원으로 0.2% 줄었다.
KT가 적자를 면치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선분야에서 실적이 정체되며 수년간 유지되고 있는 유선분야 매출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일주일간 단독 영업정지를 겪으며 가입자를 상당수 빼앗긴 데다 LG유플러스의 강력한 도전에 흔들린 것. 특히 지난해 이석채 전 회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사임하면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황창규 신임 회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도 부재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자신의 기준급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도 기준급 10%를 자진 반납하며 회생 결의를 다졌다.
SK텔레콤은 2위와 3위의 진흙탕 싸움 속에서 턱걸이로 적자를 면했다. 점유율은 50.02%로, 과반을 힘겹게 지켜냈다.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2.9% 소폭 성장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2조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매출액은 2.0% 늘어난 16조6021억원이다. 저조한 실적에도 순이익은 44.3%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반영된 수치인 만큼 무선분야 영업실적은 어두운 편이다.
한편 휴대전화 가입자가 5000만명을 넘어서며 2014년 이동통신 시장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알뜰폰의 급성장, 제4 이동통신의 시장진입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통사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