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가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상화(25)는 13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 출전한다. 이상화는 이날 조 추첨에서 마지막 18조의 아웃코스에 배치됐다. 상대는 네덜란드의 하를로터 반비크(23)이다. 현재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으며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가 메달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껄끄로운 상대라는 분석이다.
이상화의 주종목은 500m다. 이상화는 지난 12일 새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에 올림픽신기록(1ㆍ2차 합계 74초70)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미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에 부담을 덜고 1000m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화의 1000m 세계랭킹은 5위이다. 개인 최고기록은 1분 13초 66. 1000m에서는 메달과 인연이 많은 편이 아니다. 지난 2010밴쿠버올림픽에서는 1분 18초 24로 2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지난시즌 국제빙상연맹(ISU)월드컵 1000m 1차대회에서 4위, 4차대회에서 6위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변수는 있다. 13일 새벽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가 좋은 예이다. 앞서 펼쳐진 남자 1000m에서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 우리나라의 모태범 등이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냈다. 즉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순위 변동이 심한 종목이란 뜻이다.
1000m 여자 세계 랭킹 1위는 헤더 리차드슨(미국)이다. 500m에서는 8위(1ㆍ2차 합계 75.75초)에 올랐지만 1000m에서는 강자로 꼽힌다. 최근 네 차례의 월드컵 중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해 상승세에 있는 선수다. 이외에도 브리타니 보우(미국),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올가 파트쿨리나는 이상화가 금메달을 차지한 500m에서 은메달(1ㆍ2차 합계 75.06초)을 차지했다.
네덜란드의 돌풍은 여자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경기에서도 상대적으로 무명이었던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어 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1000m 에서 금메달이 유력한 네덜란드 선수는 이상화와 첫 맞대결을 펼칠 하를로터 판비크,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마르호트 보어(1ㆍ2차 합계 75.48초)가 있다.
케빈 크로켓(40) 대표팀 코치는 이상화의 1000m 경기에 대해 "보너스 레이스"라며 "초반 200m를 잘 풀어나가면서 좋은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화도 편하게 1000m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깜짝’ 메달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