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수상하다. 시즌이 코앞이지만 내장객 유치가 만만치 않다. 늘어난 골프장과 회원권 가치 하락, 입회금 반환 대란 등 골프장에 불어닥친 한파는 물러갈 기미도 없다. 특히 올해 골프장 불황은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년 개장 골프장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개장하는 골프장은 12개소(회원제 2·대중제 10)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30개씩 개장했고, 지난해에도 25개 골프장이 문을 연 것과 비교하면 골프장 건설 붐은 이제 옛말이다.
서천범 소장은 “현재 500개 가까운 국내 골프장은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며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경쟁력 있는 몇몇 기업이 M&A를 통한 시장 안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골프장업계는 내장객 유치에 총력이다. 무엇보다 그린피 할인 골프장이 늘었다. 본격적인 시즌을 알리는 3월에도 전국 대부분 골프장이 그린피 할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기 용인의 양지파인리조트 골프장은 3월 1일부터 23일까지 그린피를 16만원(4만9000원 할인·이하 18홀 기준)으로 인하한다. 3월 7일까지는 주중 8만9000원이다. 3월 10일부터 21일까지는 시간대별 그린피 할인도 진행한다.
전북 고창의 석정힐 골프장은 평일 8시 이전 6만원, 8시 이후(1부 시간)는 7만원, 2부 모든 시간은 7만5000원에 라운드할 수 있다. 경기 파주의 서서울 골프장은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13만5000원(첫 팀~오전 8시 30분)이 적용되고, 경기 가평의 프리스틴밸리 골프장은 3월 1일 오전 7시 30분 이전과 오후 12시 30분 이후는 18만원(5만5000원 할인)이 적용된다. 3월 2일은 전 시간대 15만원이다.
저가 패키지 상품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전북 고창 골프장은 부킹 사이트 엑스골프와 연계해 3월 24일부터 이틀간 8만9000원(36홀·그린피·숙박·조식 포함)에 라운드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에콜리안 정선골프장은 3월 8일부터 지역 관광지인 아리힐스리조트와 삼탄아트마인, 지역 숙박업체인 엘카지노 호텔 등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이수민 엑스골프 홍보팀장은 “지방 골프장은 대부분 골프텔을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그린피와 골프텔을 활용한 패키지 상품은 지방 골프장의 내장객 유치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시설물과 자연 환경을 이용한 이색 서비스도 눈에 띈다. 강원 고성의 파인리즈 골프장은 장내 호수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했고, 경기 가평의 썬힐 골프장은 캐디의 마술쇼가 호평이다. 강원 태백의 오투리조트 골프장 18번홀에는 한반도 모양의 페어웨이벙커가 명물이다.
회원권 하나로 다양한 혜택을 주는 골프장도 있다. 충북 음성의 젠스필드 골프장은 정회원권에 무기명 3인을 대우해준다. 주중·주말 그린피도 면제다. 제주 라온 골프장에서는 회원이 홀인원 시 3억6000만원에 해당하는 리조트 내 빌라를 경품으로 준다. 또 강원 횡성의 동원썬밸리는 국내 4개, 일본 3개, 필리핀 1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을 분양 중이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하나의 골프장이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특히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 골프장은 대부분 위기 극복을 위해 ‘콜라보마케팅’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