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통신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7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갤럭시S5를 출시하기로 결정하고 삼성디지털플라자 등을 통해 예약 판매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으로는 이통3사 동시 출시지만, 사실상 SK텔레콤을 통한 단독 출시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영업정지 기간이어서 파손·분실, 2년 이상 사용자의 기기변경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갤럭시S5를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다음날인 26일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장은 스마트폰 ‘갤럭시S5’ 조기 출시설을 일축했다. 신 사장은 2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갤럭시S5 조기 출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기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출시일인 4월 11일보다 먼저 국내에서 갤럭시S5를 출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 사장의 조기 출시 부정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업계는 여전히 한국에서 갤럭시S5를 가장 먼저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측과 조기 출시와 관련한 사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전략 스마트폰이 해외보다 보름이나 빨리 국내 출시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조기 출시설의 배경에는 영업정지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SK텔레콤과 1분기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의 ‘동상이몽’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동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게 27일 출시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갤럭시S5가 글로벌 시장과 동일하게 4월 11일 출시될 경우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간 영업이 정지되는 SK텔레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영업정지에 앞서 갤럭시S5 출시를 강행, 최대한 여파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가장 큰 고객인 SK텔레콤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우려도 갤럭시S5 조기 출시설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선진시장의 포화로 올해 스마트폰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8조8000억원)보다 10% 가량 떨어진 8조원 전후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수준을 책임지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상반기 성적표를 좌우할 갤럭시S5를 조기에 출격시킬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한편, 갤럭시S5 조기 출시설에 대해, 이동통신업계 2위인 KT와 3위인 LG유플러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보조금을 얹은 30만원대 수준의 갤럭시S5”라며 “대량의 보조금을 얹을 수 없는 현 시장 상황에서 실 구매 가격이 비싼 갤럭시S5의 파급력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