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지난해 6만명 ‘킹’… 신화, 연간 3·7위 동시 장악 ‘저력’… 조용필, 전국 투어 매진
드넓은 공연장을 빽빽이 채운 관객의 모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한 해 열리는 공연만 2000여 건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우리 콘서트 시장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준 콘서트는 무엇일까. 온라인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콘서트 판매 순위를 기준으로 2013년과 2014년 1분기(1~3월) 국내 가수들의 티켓파워를 알아봤다.
지난해 연간 결산 정상에 오른 싸이의 ‘달밤에 체조’는 총 5회 공연을 매진시키며 6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가장 대중적 가수 중 한 사람인 싸이의 콘서트는 콘서트 구매 경험이 별로 없는 이들의 예매가 활발했다는 특징이 있다. 2위인 ‘대한민국 이문세’는 단일 공연 중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왕’ 조용필은 지난해 상반기 가요계와 공연계를 모두 강타했다. 정규 19집 앨범 ‘헬로’ 발매와 함께 시작된 전국 투어 콘서트는 전국 13개 도시 22회 공연으로 지난해 최다 도시 투어로 기록됐다. 인터파크 공연사업본부 콘서트팀은 “지난해 가장 큰 이슈는 싸이와 조용필, 이문세였다”면서 “특히 조용필의 경우 전국 투어 공연 티켓을 모두 매진시킬 정도로 티켓 파워가 가장 컸다. 대형 공연을 1~2회 진행, 매진시키는 경우도 티켓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조용필은 전체 전국 투어를 매진시킬 수 있는 가수란 점에서 그 위상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티켓 파워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8월 열린 신화의 앙코르 콘서트는 싸이와 이문세에 이어 연간 3위를 차지했다. 신화는 양일간 체조경기장 콘서트 사상 최대 규모인 2만7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3월 열린 15주년 기념 콘서트도 연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파크 공연사업본부 콘서트팀은 “신화는 아이돌 그룹이지만 20대의 구매율이 가장 높고 30대가 그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고 밝혔다. 가장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20~30대가 신화의 티켓 파워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돌 공연이 쏟아졌던 올해 1분기는 상위 1~3위를 모두 아이돌 그룹이 차지했다.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인피니트의 서울 앙코르 콘서트 ‘원 그레이트 스텝 리턴즈’는 이틀간 2만 관객을 동원했다. 예매 개시와 동시에 동시 접속자 22만명이 몰려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관객의 30%가량이 일본,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 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전국 투어 콘서트로 뜨거운 호평을 받은 가수 이적은 아이돌 그룹의 각축전 속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적은 2003년부터 시작한 소극장 공연을 통해 총 4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적을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음악을 좁은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음악 작가”라고 평가하며 “이적에게 내재된 음악적 통찰력이 대중성과 음악성 양쪽을 담보하면서 매번 흥행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정규 6집 앨범을 발매한 넬의 티켓파워도 공연계에 잘 알려져 있다. 넬은 총 5회에 걸쳐 4500명의 관객을 모은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무대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입소문을 타면서 수많은 마니아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티켓 파워에도 빛과 그림자는 존재한다. 지난해 콘서트 매출은 전년 대비 28% 성장한 1680억원 규모(인터파크 기준)를 보였으나 여전히 가수별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강태규 평론가는 “아이돌을 제외하고 유료 관객 5000명 이상을 동원할 수 있는 솔로 가수는 손에 꼽힐 정도”라고 아쉬워하며 “앞으로 콘서트가 더욱 진화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