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융기관의 위험투자를 제한하는 금융규제 강화법인 볼커룰(Volcker Rule) 시행을 2년 미루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볼커룰 시행 시점은 내년 7월에서 오는 2017년 7월 21일로 미뤄졌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이름을 딴 볼커룰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이 된 은행권의 위험거래를 막는 금융 규제법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3년 넘게 준비해온 법안이다. 리스크가 큰 자기자본 거래를 막는 게 골자로 이 법이 적용되면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돈이 자기자본의 3%로 제한된다.
연준은 이날 은행권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의 판매를 금지하는 볼커룰의 적용 시점도 2017년 7월로 2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산을 한데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이 위험자산을 상각하는 방법으로 주로 쓰이며 발행한 CLO는 대게 다른 은행에 판매된다. 이 채권은 금융위기의 전조가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유발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이번 조치에는 CLO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은 변경된 것이 없어 은행권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볼커룰 적용 시점을 미루는 것보다 예외 규정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앨리엇 갠즈 미국 신디케이트론협회 고문변호사는 “(업계의 관점에서) 연준의 이번 결정은 근본적인 문제를 하나도 해결해주지 못했다”며 “이번 조치가 최종안이 아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