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개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삼성그룹 계열사 종목의 주가가 들썩이자 삼성그룹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주가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삼성그룹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집중됐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9일 삼성그룹펀드로 분류되는 30개의 펀드상품으로 모두 49억7천만원이 유입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타그룹펀드(30개 상품)에서 9억2천만원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별상품별로 자금 유출입 상황을 살펴보면, 액티브 펀드보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더 많이 몰렸다.
이 기간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ETF'(주식)로 41억7천만원의 자금이 유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삼성그룹주 ETF'(주식)로도 5억8천만원이 들어왔다.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2'(주식형·모펀드)와 IBK자산운용의 'IBK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주식)으로 각각 6억6천만원, 1억6천만원이 들어왔다.
현재로서는 삼성그룹펀드의 성과가 주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삼성그룹펀드로 분류되는 펀드상품 30개의 평균 수익률은 3개월과 1개월 기준으로 각각 0.67%, -2.55%다. 이는 기타그룹펀드에 속하는 펀드상품 30개의 3개월(0.86%) 및 1개월(-2.36%) 평균수익률보다 낮다.
다만 투자자들은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 종목이 연일 강세를 보이자, 앞으로 삼성그룹펀드의 수익률도 오를 것으로 기대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이 발표된 이후 삼성그룹 구조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에 그룹 계열사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과 전날의 주가를 비교할 때 삼성전자(3.27%), 삼성생명(6.19%), 삼성물산(8.41%)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3개 종목은 삼성그룹 3세로의 승계 작업이 진행될 때 삼성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해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계열사로 꼽힌다.
삼성SDS가 47.2%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는 크레듀 역시 이 기간에 주가가 48.41%나 급등했다.
그밖에 호텔신라(4.02%), 제일기획(2.66%), 삼성카드(2.72%), 삼성테크윈(1.40%), 삼성엔지니어링(1.20%) 주가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그룹주 관련 ETF로 돈이 몰린 것은 계열사 종목의 강세 현상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투자자의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황윤아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와 비교해 ETF가 단기적으로 거래할 때 비용이 훨씬 저렴해 (삼성그룹 계열사 종목의) 주가 강세에 더욱 발빠르게 베팅할 수 있어 돈이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