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망명신청, 유병언 망명시도
'세월호 실소유주'로 10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혐의를 받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프랑스와 캐나다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병언의 망명신청설은 수사팀의 시선을 분산시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또 하나의 교란 작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유병언 일가 검거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유 씨가 이끄는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의 노골적인 훼방공작으로 수사가 좀처럼 진척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망명시도'라는 새로운 루머를 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3일 "최근 익명의 인사가 우리나라 주재 모 대사관에 유씨의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대사관에서는 단순 형사범이라는 이유로 망명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발표 이튿날인 4일 조선일보는 검찰 관계자를 인용, 망명 시도 국가에 대해서는 외교적 관례를 들어 밝히지 않았지만 유씨는 지인을 통해 프랑스와 캐나다 등 두 대사관에 정치적·종교적 탄압 등을 이유로 망명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캐나다를 정치적 망명신청 국가로 선택한 것은 해당국에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병언의 망명시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목되면서 참사의 책임을 떠안게 되자 정치·종교적으로 박해 받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구원파 신도들이 연일 시위하며 수사를 종교탄압으로 몰고 가는 것 역시, 이들을 앞세워 망명을 꾀하려는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4월, 미국 백악관 청원사이트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교회를 공격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염건웅 한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스와이와의 인터뷰에서 유병언의 망명신청설에 대해 "밀항을 선택하기 전에 그 전 단계로 한번 찔러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범죄자임에도 망명이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해본 후 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밀항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같은날 "유병언 뒤에는 엄청난 비호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과 함께 "비호세력에 대한 정보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병언 망명시도 소식에 시민들은 "유병언 망명시도? 우리나라엔 더이상 숨을 곳이 없다" " 유병언 망명시도라니.. 자수하여 광명찾아라"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유 전 회장이 해외도피를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