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업체는 단연 중국 1위 인터넷기업 텐센트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3%를 획득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이어 카카오의 2대 주주로, 올 10월 출범하는 다음카카오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텐센트는 CJ E&M의 자회사 CJ게임즈에도 53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업체가 국내 중소 게임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국내 3위 게임업체인 CJ게임즈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중국 자본의 한국기업 사들이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텐센트는 또 지난해 화이트아웃과 NSE엔터테인먼트(40억원)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스타트업 리로디드스튜디오(54억9500만원), 레드덕(15억원), 탑픽(20억2000만원) 등에도 투자했다.
지난 6월에는 중소기업청과 ‘캡스톤파트너스-텐센트 모바일 게임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게임사들의 사업 아이템을 살펴보기도 했다. 텐센트는 이중 5개 업체와 M&A, 지분투자 등의 심층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텐센트의 국내 IT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04년 한국의 온라인 게임 가능성에 눈을 뜬 중국의 샨다는 액토즈소프트를 1000억원에 인수했다. 처음에는 558억원에 40%를 인수한 뒤 차츰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샨다는 2010년 아이덴티티게임즈도 11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역시 국내 기업 인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게임업체 중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 중이다. 이미 국내 3~4개의 게임업체와 은밀히 접촉해 투자의사를 타진했고, 이 가운데 1~2개 업체는 지분투자를 위한 최종 협상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IT기업의 자본유입이나 글로벌 협업이 시장을 키우는 데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중국의 거대자본이 국내 산업을 좌우하면서 국내 기업의 기획능력과 아이디어, 기술이 유출돼 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