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변사체 유병언 입증 기간, '뼈 40일ㆍ근육 1일'...차이나는 이유는?

입력 2014-07-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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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변사체, 국과수 유병언 시신 최종 확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된 가운데 시신이 유병언임을 입증하는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순천 변사체가 유병언임을 입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상대적으로 긴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뼈를 토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병언의 형 병일씨와 형제 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신과 병일씨가 동일 모계인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도 적잖은 시간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뼈가 아닌 시신에 남아 있는 근육을 채취해 하루 만에 유전자 정보를 확인해 경찰의 설명을 무색하게 했다.

국과수는 시신의 근육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시신에서 어렵사리 근육을 떼어내 유전자를 추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뼈보다는 근육이 유전자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신이 발견됐을 때 경찰이 초동수사를 철저하게 해서 시신이 유씨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전문 법의학자가 시신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면 유전자 분석 결과가 훨씬 더 빨리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부검을 맡은 민간인 촉탁 의사는 시신이 심각하게 부패했다는 이유로 머리카락과 대퇴부 뼈를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부패가 많이 진행된 변사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때는 보통 성공률이 좋은 뼈를 이용한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받았을 때도 유씨의 것으로 추정된다고밖에 할 수 없었지만 시신에서 유씨의 지문이 검색된 이후에는 유씨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의 과학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원 확인이 지나치게 늦어진 것은 순천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쿠알렌 병 등 순천 변사체와 함께 발견된 유류품이 유씨의 것일 수 있다는 강력한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경찰은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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