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컨벤션 효과’는 지켜봐야
닷새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 선거의 사전투표가 25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사전투표 전날인 24일 야권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적인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선거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야권 연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동작을에서 기동민 후보가 정의당의 경우 수원정(영통)에서는 천호선 후보, 수원병(팔달)에서 이정미 후보가 각각 사퇴함으로서 정리됐다. 이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야권사이에 팽배하면서, 선거구별 판세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정의당의 단일화 제안에 ‘당 대 당 단일화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 단일화는 기 후보가 스스로 자진사퇴를 결정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전투표 전날 후보들의 잇따른 ‘주고받기’ 식 사퇴를 두고 정의당이 서울을 새정치연합이 수원 2곳을 가져가는 양측의 물밑협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명분없고 뻔한 선거용 뒷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당대당 차원의 연대는 없다던 새정치연합의 말은 또다시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면서 “표만을 위한 야합, 꾼들에 의한 짝짓기로 드러난 배반의 정치”라고 질타했다.
극적인 단일화가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지난해 4월 시행된 노원병과 영도구, 부여, 청양에서 치러진 4·24 재보선에서 사전투표율은 6.93%였다. 2013년 경기 화성시갑과 포항시 남구을, 울릉에서 치러진 10·30 재보선의 경우 5.45%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한 이번 선거는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 효과로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도 관심사다. 최근 CBS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와 노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는 나 후보 42.7%, 노 후보 41.9%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3일 경인일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단일화 한 박광온 후보는 42.1%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의 36.9%보다 높았다.
야권에서는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해볼만 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작아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1이 2가 안 된다는 것은 지난 선거에서도 나타났다”면서도 “노회찬 후보가 나경원 후보와 1:1 구도로 됐다는 것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문제는 유병언 회장의 시신 발견으로 이 같은 단일화가 주목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그런 문제점으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가 잘 나타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사전투표 첫날인 25일 여야는 각각 충청과 경기도를 시작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충남 서산의 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산·태안 재선거에 출마한 김제식 후보를 지원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수원정에 설치한 현장상황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