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말산업 현장을 가다] 獨 승마산업 7조 규모… 종자관리·경매로 ‘제2 황금기’

입력 2014-08-21 10:20수정 2014-08-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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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칩’ 삽입 등 철저한 품종 관리… 경매 1년에 1000여마리 활발

▲말 3~4마리당 1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승마선진국 독일은 승마산업 규모가 50억 유로(약 7조원)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하노버협회의 경매상장마 심사 모습.

승마 선진국 독일은 말 3~4마리당 1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승마산업 규모가 50억 유로(약 7조원)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경마산업은 한때 28억 유로(약 3조9000억원)가 넘었다. 현재 1억87만 유로(약 1370억원)로 몰락했지만 말종자 관리와 말 경매 산업으로 눈을 돌려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특히 독일산 경주마는 유럽 챔피언이 나올 정도로 유럽 정상급 수준이어서 말산업 육성의 발판이 되고 있다.

독일의 제2 말산업 황금기를 이끄는 곳은 독일 최대의 스포츠 호스(웜블러드) 민간 생산자 단체인 베르덴 하노버협회다.

독일 베르덴에 있는 하노버협회는 1735년 하노버 왕국 내 왕립목장으로 설립됐다가 1922년 민간 생산자 단체가 맡아 하노버말의 배양, 품종 관리와 승용마 선발, 말 경매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하노버협회 베어나 샤데 소장은 “하노버 품종은 1960~1970년대 유럽컵을 거머쥔 말들을 많이 배출하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승용마 브랜드가 됐다”며 “연간 지역에 하노버 품종을 사고자 10만명이 방문해 3~4일 체류하고 있어 노동시장 개선과 말 관련 중간유통업체들이 주변에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샤데 소장은 “협회 매출은 혈통 관리 수수료 수입에서 연간 600만~700만 유로, 말 교육 등 100만 유로, 경매 매출 2000만 유로의 10~15%가량이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 승용마의 60~70%가량이 하노버 품종이다. 독일의 승마 인구는 100만명으로 말은 170만 마리 중 98% 승용마이고 나머지 2%는 경주마다.

마린 슐렌더 하노버협회 대외협력담당은 “하노버 말의 특징은 승마용으로 쓰기에 적당할 정도로 날렵하고 온순하게 개량돼 하노버 지역에서 독일 승용마의 27%가량을 공급하고 있다”며 “올림픽에 출전하는 하노버 품종은 모두 이곳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노버협회는 1949년 독일 최초로 경매를 시작해 1년에 9회 정도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4월과 10월에는 엘리트 말을 경매하는 스페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1회에 80~100마리가 경매돼 1년이면 약 1000마리가 거래되고 있다. 경매 낙찰 평균가격은 1만4000~1만5000유로이지만 엘리트 말은 3만~4만 유로 사이다. 낙찰된 말 가운데 40%가량은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북유럽, 멕시코, 중국 등 해외로 나간다.

샤데 소장은 “2011년 당시 엘리트 말 경매에서 3세 말이 90만 유로에 낙찰돼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새끼말들을 경매하는 소경매는 2주에 1회가량 이뤄지는데 독일 농가 평균 씨암말 사육두수는 1~2마리로 대부분 취미로 사육하고 있다. 새끼말을 경매시장에 내놓고자 하노버협회에서 망아지 품평회에 참여하는 농가의 모습도 가족이 함께 와 지켜보는 모습에서 말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어트빅 홀스테 하노버품종 혈통관리자는 “하노버종은 18~19년간 승마를 할 수 있어 태어날 때부터 혈통관리가 철저히 이뤄진다”며 “이력체크와 DNA 검사를 통해 말마다 고유번호가 찍힌 마이크로 칩 삽입과 낙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말산업 육성에 대해 샤데 소장은 “88서울올림픽 때 독일에 금메달을 안긴 말이 한국으로 간 후 다 망가졌다”며 “말산업의 가장 큰 손실은 알지 못하고 트레이닝하는 것이어서 말에 대한 체계적 교육 시스템 확립과 유기적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청소년 위주로 승마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엔 만 26세 이하가 회원 중 50%를 차지하고 있고 독일의 모든 등록 스포츠 중 7~12세 연령대에서는 세 번째, 15~26세 연령대에서는 두 번째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의 승마클럽은 7673곳이 있으며 연간 승마비용은 26억 유로 정도다.

급성장하고 있는 승마산업에 비해 경마산업은 독일 내 마권발매업체 대부분이 민간이 맡으면서 몰타, 지브롤터 등 조세회피처로 도피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슬롯머신의 급속한 보급으로 경마산업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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