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치달은 금호家 ‘형제의 난’

입력 2014-09-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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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에서 수년간 계속된 ‘형제의 난’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형제 간 수차례 법정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박찬구 회장이 형 박삼구 회장을 40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3일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 오른쪽>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배임 혐의로 8월 1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소인은 금호석유화학이며 피고소인은 박삼구 회장을 비롯, 기옥 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오남수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피고소인이 2009년 12월 워크아웃 신청 전후로 발행한 부실 기업어음을 계열사에 떠넘겨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당시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기업어음(CP)을 4200억원 넘게 발행했으며,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 등 12개 계열사가 CP를 모두 사들였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12월 30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CP 신용등급은 C등급으로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부실 어음을 계열사에 돌려막기했다는 주장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디폴트를 선언한 회사의 CP를 산다는 것은 굉장히 부도덕한 일로 큰 문제가 있다”며 “당시 100억원 이상 CP 발행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것을 감안, 90억~95억원짜리 CP를 12개 계열사에 마구잡이로 돌렸고 박삼구 회장이 이중 6개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CP 관련 소송이 새로운 부분도 아닐 뿐더러 문제의 소지도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과 협의해 진행했으며, 박삼구 회장이 2009년 형제간 분쟁이 생기면서 2009년 7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회장 업무를 수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CP 만기를 연장하지 않았다면 채권단도 지원이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손실을 조금 봤다고 해서 배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사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잘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이 청구한 소송은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됐다. 검찰은 고소장과 함께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조만간 박찬구 회장을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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