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당국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혜경(52ㆍ여) 한국제약 대표가 체포되기 전 우리 사법당국과 자진귀국 문제를 협의했다는 주장이 8일(현지시간) 제기됐다.
김씨의 상황을 잘 아는 한 지인은 “애초 김씨는 자진귀국 의사를 보이며 한국 사법당국과 구체적인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었다”며 “중간에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아 미국 이민관세청(ICE) 산화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에게 체포됐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버지니아주 타이슨스 코너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김씨는 체포됐고 스태포드 지역의 래퍼해낙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미국 사법 당국은 김씨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보석을 허락하고 있지 않으며 김씨는 친ㆍ인척이 소개한 미국인 변호사를 선입해 앞으로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김씨가 체포 직전 자진귀국 의사를 밝힌 것이 사실일 경우에는 국내 송환시점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므로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면 곧바로 강제추방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씨의 강제추방 결정이 내려지면 한국 법무부와 검찰은 곧바로 송환팀을 미국으로 보내 신병을 인도받게 된다. 그러나 김씨가 자진귀국을 거부하고 법정 다툼을 선택하면 송환시점은 늦춰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자진귀국 협의가 무산된 것이 이른바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을 것으로 보고 김씨가 쉽게 자진귀국행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우리 측 외교소식통은 “김씨가 우리 정부와 자진귀국을 협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며 김씨의 변호사 선임이 자진귀국을 위한 것인지 법정 다툼을 위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전 김씨는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두 자녀가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맥클린의 언니 집에 방문했다가 검찰이 유 회장 일가와 측근인 자신 등에게 수사망을 좁혀오자 귀국하지 않을 채 도피 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