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씽크홀 문제 정면 돌파…서울시에 통큰 배팅으로 위기 극복
이번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동빈 회장의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그 동안의 상황은 롯데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난 5월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할 당시는 온 국민의 시선이 세월호 참사 이후 제2롯데월드에 집중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던 때다.
공사 도중 화재가 발생하고, 엎친대 덮친격으로 건설 현장 주변에 있는 석촌 호수 물이 빠지는 등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악재는 연일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잠실 인근 도로에서 땅 꺼짐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평생 숙원사업이 이대로 좌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그룹의 최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과 씽크홀 발생에 대해서는 제2롯데월드 공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하며 정면 돌파했다. 또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웠던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공사비를 전액 부담하겠다면서 서울시의 제안을 통 크게 받아들였다.
9월 개장이 눈 앞에 와 있을 당시, 서울시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개장전 프리오픈을 결정했을 때도 직원들과 함께 제2롯데월드의 안전에 대해 설득하며 꾸준히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2일 제2롯데울드 저층부 임시 사용승인을 조건을 걸어 허가했다. 신 회장의 리더십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신 회장은 세월호 참사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공사 현장을 찾았다. “안전 시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고없는 현장이 되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독려했고, 계열사 대표들에겐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없다”면서 그룹 안팎을 두루 살폈다.
제2롯데월드는 이제 아버지의 숙원 사업일 뿐만 아니라 신 회장 자신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여망을 꼭 이뤄내야 할 필생의 대역사로 언론 등에 내비쳤다. 일본 경제주간지 ‘슈칸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서울에 세계 최고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이 여생의 꿈”이라고 말했다. 임종원 서울대 교수가 쓴 ‘롯데와 신격호’에서는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 21세기 첨단 산업 중 하나가 관광인데, 한국에는 구경거리가 별로 없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시설을 조국에 남기려는 뜻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은 신동빈 회장이 부친의 숙원사업 걸림돌을 차근차근 제거해나가는 전략과 뚝심이 통한 최고의 위기극복 모델”이라며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2016년 완공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