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중국의 대표적인 여배우 탕웨이가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DGC) 전임교수이자 남편 김태용 감독의 영화연기 현장학습에 초대되어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부산 해운대에서 DGC 학생들과 만남을 가졌다.
탕웨이의 이번 DGC 부산국제영화제 현장학습 참석은 남편 김태용 감독이 DGC의 전임교수를 맡고 있는데다 DGC 학생들이 만든 영화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특강에는 김동호 대학원장을 비롯해 영화제에 참석한 DGC의 프로듀싱, 스크린라이팅, 연출 트랙 학생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적인 여배우가 말하는 영화연기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김동호 대학원장은 “탕웨이의 부산영화제 네 번째 방문인데 강의를 하거나 학생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하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날 강연은 연기자 탕웨이의 필모그래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표작인 이안 감독의 ‘색, 계’와 김태용 감독의 ‘만추’,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된 ‘황금시대’와 최근 마이클 만 감독과 작업한 ‘블랙햇’ 등 그녀가 정립해 온 영화 연기에 대한 생각, 자세,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연기론을 가감 없이 펼쳐나갔다.
김태용 감독은 “연출자와 배우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많이들 궁금해 한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보려 한다”고 말하며 “‘만추’는 제외하려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탕웨이도 “결혼하고 이런 자리에 처음 나오게 되었다.”고 인사하며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다.
그녀는 ‘좋은 연기, 자연스러운 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 김태용 감독의 질문에 “나는 대학에서 연기가 아니라 연출을 전공했다. 그래서 연기를 깊게 배우진 않았지만 연극연출을 위해 캐릭터를 깊게 분석했던 것이 지금의 연기를 만들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탕웨이는 “나는 극중의 인물이 되는 게 첫 번째다. 그 이후에는 자연스러움의 문제이다”고 연기관을 밝히며 “나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시간이 느린 편이라 천천히 적응해가는 것이 좋다. 이안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이러한 것이 훈련이 되었다. 많은 훈련의 시간을 거치면서 극중의 캐릭터가 되어간다. 나에게는 없지만 캐릭터에는 있는 점들을 몸속에 쌓아서 습관처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또 “나는 100% 감독에게 의존하는 편이다. 왜냐면 나는 중간이 없는 사람이다. 아예 감독에게 의존하거나 아니면 상의하여 모조리 정하고 들어가는 편이다. 감독이 거울이라 생각한다면 깨끗한 거울을 보면 오늘의 나의 상태를 알기 때문이다. 만약 거울이 뿌옇다면 그래도 거울이니까 내가 깨끗한지 아닌지 몰라도 믿고 간다”고 말하며 “또 나는 디테일한 감독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김태용 감독님, 이안 감독님”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탕웨이는 두 시간 내내 소탈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으며 참석한 DGC 학생들 또한 차분한 자세로 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프로듀싱, 스크린라이팅, 연출 트랙이 모인 만큼 DGC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탕웨이의 솔직한 답변과 아낌없는 조언이 따랐다.
김태용 감독의 제자들인 DGC의 학생들과 영화 연기에 관한 유쾌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후 탕웨이는 학생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하며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는 소견을 밝히며 DGC 학생들이 앞으로 만들 영화를 기대하고 있겠다며 따뜻한 격려로 마무리 했다.
마지막으로 김태용 감독이 “탕웨이가 평소에 우리 대학원 학생들과 작품에 대해 궁금함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자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이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긴 말 안 하겠습니다. 모두 영화인끼리 모였으니 열심히 잘 합시다”라고 밝은 웃음으로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