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ㆍ롯데百ㆍ홈플러스'상생협약' 꼼수 회피...변종SSM 통해 골목상권 잠식

입력 2014-10-1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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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등 유통대기업 대표들이 약속한 변종SSM(상품공급점)의 출점 제한과 상생협약이 온갖 꼼수 회피로 인해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제남 의원(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중소기업청에서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세계 에브리데이리테일을 제외한 유통대기업의 변종SSM 등 골목상권 진출은 여전히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신세계 역시 인터넷 도매 상품공급점 E-CLUB과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WITH ME) 등 꼼수 확장이 여전히 진행중인 걸로 확인됐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앞으로 변종SSM에는 출점하지 않고 이미 출점한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와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 역시 변종 SSM을 제한하는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국정감사 후속조치로 이들 유통대기업들은 중소상인 단체와의 상생협력 MOU를 체결하기 이른다.

그러나 1년이 지난 골목상권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대표적으로 롯데의 경우 오히려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 임의가맹점 형태의 상품취급점인 하모니마트 등을 포함해 2014년 7월 전체 상품공급점 705개 중 50% 이상인 392개의 점포를 가진 1위 업체가 된다. 홈플러스, GS리테일 또한 작년에는 2~3개 점포에 불과했으나 올해 7월 각각 93개, 61개 점포로 확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변종SSM 논란을 일으켰던 신세계 에브리데이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11월 350여개 수준에서 2014년 7월 현재 159개로 50%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철수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이 또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된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개별점포회원제 등록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도매 상품공급점 E-CLUB으로 주력을 바꾼 것이다. E-CLUB 역시 부산 등 지역 상인들과 사업조정 등의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더군다나 신세계는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WITH ME)를 앞세워 본격적인 편의점 시장 진출, 2013년말 89개 점포에서 시작해 2014년 현재 242개 점포를 출점했고, 올해 1000개 매장 출점 계획 아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결국 신세계의 문어발식 유통시장 점령은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이렇게 무분별한 확장 속에 종합소매업 시장의 판도도 대기업 유통 중심으로 변화했다. 2013년 기준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SSM, 상품공급점을 포함해서 83%에 이르는 점유율로 시장이 재편되었다. 드럭스토어, 도매업 진출 등 향후 분쟁이 예상되는 신업태를 고려할 때, 유통대기업의 점유율은 더욱 늘어나고 중소상인과 골목상권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및 중기청 자료에 의하면, 2014년 7월 현재 백화점이 100여 개, 대형마트가 전국적으로 500여 개, 가맹점을 포함한 SSM이 1,300개, 여기다가 상품취급점이 700여 개로 조사되고 있다. 여기에다 700여 개 드럭스토어를 합하면 유통대기업이 출점해 있는 점포수는 무려 3,300여 개에 달한다.

김제남 의원은 “대기업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여전히 서민경제 전반을 마구 흔들고 있다”며 “돈이 되면 닥치는 데로 하는 대기업의 무절제한 행태가 너무 심각하다. 대기업 스스로 상생의 의지가 없다면 정부와 국회가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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