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2018년 1억3000만대 성장 전망” 힘받는 ‘대세론’… 삼성 ‘기어S’·LG ‘G워치R’에 ‘애플워치’까지 손목위 한판승부
IT시장에서 스마트폰 산업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웨어러블 기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착용할 수 있는’이라는 의미의 웨어러블 기기는 최근 그 성장세가 급속도로 커지며 건강, 교통, 스마트폰 등과 연계돼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야말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형태로 우리의 일상 속을 파고 들고 있는 웨어러블은 이제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 5년 만에 10배 큰다 = 업계에서는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지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10년 71.4%로 급증했던 스마트폰 성장률을 올해는 18.1%로 낮춰 잡았다. 반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2018년 1억3000만대로 성장해 2013년 추정 판매량의 10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시장조사기관의 전망도 웨어러블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CCS인사이트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이 지난해 970만대 대비 129% 증가한 2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니퍼 리서치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 매출액이 14억 달러(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2018년에는 190억 달러(20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DC와 IMS리서치는 웨어러블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78.5%, 2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IS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기기 성장에 힘입어 웨어러블 기기용 배터리 시장이 올해 매출 6000만 달러(약 641억7000만원)에서 2018년 7700만 달러(약 823억5000만원)로, 웨어러블 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출은 올해 3억 달러(약 3200억원)에서 2018년 40억 달러(약 4조3000억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LG-애플, 시장 주도권 경쟁 = 성장세가 꺾인 스마트폰보다 웨어러블을 주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구글은 지난해 스마트 안경 ‘구글글라스’를 출시한 데 이어 삼성, LG, 소니, ZTE, 퀄컴 등 글로벌 IT 기업은 올해 초 미국과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스마트 안경, 스마트 워치, 피트니스 밴드, 헤드셋, 웨어러블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기기가 바로 스마트워치다. 기업들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을 작은 시계 화면을 통해 구현해 내면서 스마트 기능을 압축하는 다양한 실험을 선보이고 있다. 또 시계가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웨어러블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며, 실용성을 갖춘 웨어러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이달 중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통신기능이 내장된 기어S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기어S에는 자체 이동통신칩이 탑재돼 스마트폰 없이도 통화·문자·알람 및 일정 확인이 가능하다. 손목시계에 대고 전화를 걸고 통화를 하는 영화 속 모습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원형의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G워치R를 오는 14일 출시한다. 플라스틱 OLED는 가볍고 얇게 만드는 데 보다 적합하고, 시야각이 넓어 색상이 선명하고 야외 시인성도 좋다. 여기에 메탈 보디, 천연가죽 소재의 스트랩 등으로 감각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애플도 사각형 디스플레이의 ‘애플 워치’로 가세하면서 ‘스마트폰 전쟁’의 주역들이 ‘스마트워치 전쟁’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도 가세 = 중소·벤처기업들도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한 스마트 시계 제조사 페블은 자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지만, iOS 및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도록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 공개를 통해 스마트워치 중 가장 많은 270여개의 앱을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력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인 페블은 지난해 20만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며 소니, 삼성전자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아이리버는 웨어러블 기기 ‘아이리버온’을 선보였다. 이 기기는 센서를 통해 수집한 심박 수를 바탕으로 개인별 운동 가이드를 제공하고 음악 감상과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는 피트니스용 블루투스 이어셋이다. 이어셋에 장착된 적외선 렌즈와 피트니스 센서를 통해 심박 수를 측정하고 나이, 몸무게, 보폭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해 정확한 운동량과 강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헬스케어 전문기업 바이오스페이스는 속목시계 형태의 활동량 측정기 ‘인랩(InLab)’을 출시했다. 이 기기는 보행수, 활동 시간, 소모 칼로리, 이동거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밖에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피부수분 측정기, 스마트폰의 이어폰 단자에 꼽아 사용하는 음주측정기, 맹인용 저주파 자극기 등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