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 발언한 날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긴장완호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오전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천안함 폭침 이후 남북 교류를 봉쇄해 온 5.24 조치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5.24조치가 남북대화의 본격적 물꼬의 최대 장애물이란 인식과 함께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화의 판을 근본적으로 깨자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 적극적인 대화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박 대통령의 5·24 조치 언급에 대해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통일 준비를 할 경우 야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화를 강조하고 5·24 조치를 해제할 의향을 비춘 것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진일보한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인 결단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며 “접경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발언한 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1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거 보도 관행으로 미뤄 하루 전인 13일일 것으로 추정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건강이상설과 정변설 등 억측을 잠재우고 최고지도자의 장기 잠행으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등장해 건재를 보여준 만큼 향후 남북관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