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 여파로 19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가 반등을 시작했다.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린 덕이다. 국제유가가 7주 만에 상승세를 시작하면서 정유화학과 중공업 관련주는 호기있게 출발했다. 반면 유가하락으로 수혜를 누렸던 항공주는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세를 나타냈다.
19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0.97포인트(1.11%)가 오른 1909.10을 나타내고 있다. 개장과 함께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소폭 강세를 보였고 점차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를 주도한 종목은 시총 상위 그룹과 함께 정유화학, 중공업, 여행관련주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44달러(5.3%) 오른 배럴당 48.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1.65달러(3.42%) 상승한 49.92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한 주간 1%가량 올라 주간 단위로 7주 만에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유와 화학업종이 이날 1%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가스업, 건설업, 기계업도 1%대 상승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 30분 현재 S-OIL은 전 거래일보다 4.29%(2100원) 뛰어오른 5만1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SK이노베이션은 8만4400원으로 3.69%, 롯데케미칼은 14만6000원으로 2.82% 상승했다. 한화케미칼도 1만1150원으로 올랐고, LG화학 역시 17만9000원으로 2.2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가하락으로 수혜를 입어왔던 항공주는 이날 하락세로 시작했다.
'땅콩 회황' 사건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전거래일보다 550원(-1.23%) 하락한 4만4050원에 거래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날 개장과 함께 하락 출발했다.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이 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0원(-0.78%) 떨어진 7660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유가 반등이 주식시장에 여과없이 반영된 것은 그동안 낙폭을 키워온 관련종목에 대한 반발 매수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유와 화학업종의 경우 지난 4분기 실적이 곧 유가증권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종목별로 4분기 기준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의 증권사 연구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정유 화학 업종의 반등이 쉽지 않고, 반등세가 이어져도 단기간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건태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국제 유가 급락세와 정기 보수 비용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불가피하다"며 "국제유가 반등 등을 포함한 업종 개선세가 나타날 1분기 이후에나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정유 업체들의 이익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분기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