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곳, 티켓 2장 놓고 경쟁…중견中企는 1곳에 14개사 각축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 결과가 10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내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막판 레이스가 흥미 진진하다. 이미 지난달 각 업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면세점 청사진을 사업계획서 형태로 제출했고, 관세청은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관세청은 이번주 9일과 10일 양일간 신청기업의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 등을 거쳐 10일 곧바로 결과를 발표한다.
업체들은 관세청의 발표가 나오기 직전까지 면세점과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를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 막판 홍보전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막판 승부수 올인… ‘내가 적임’ =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그룹 오너들까지 총출동하는 등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특허심사위원회의 배점이 높은, 기업의 사회 환원과 관광산업 활성화 등에 부합된 자신들만의 계획을 발표하며 차별화 전략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는 모습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를 위해 함께 설립한 합작 법인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2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지방자치단체, 용산전자상가연합회, 코레일과 함께 ‘K-디스커버리(Discovery) 협력단’을 출범시키고,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부진 사장과 정몽규 회장이 직접 참석해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한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 사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호텔신라가 적임자라는 점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신세계는 서울 중구청과 함께 남대문 시장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충무로 본점 앞 분수대를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인근의 근대건축물과 남산, 남대문 시장 등을 새로운 관광지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한화갤리러아는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약을 맺고 콘텐츠사업 발전을 통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정책을 발표했다.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유치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신진 디자이너와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 면세점과 백화점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의도가 다른 입지보다 관광객 유치에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노량진 수산시장, 여의도 봄꽃축제 등 지역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통큰 사회공헌과 신기술 접목 = 서울 강남 코엑스를 후보지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통상 상장기업의 평균 기부금 비율이 영업이익의 1%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 20% 사회 환원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랜드는 지난달 21일 중국장애인기금회와 함께 기념식을 열고 ‘이랜드 장애인 전용 기금’을 조성한다는 점을 부각, 시내면세점의 가장 큰 고객인 중국에 남다른 정성을 쏟는 모습이다.
동대문에 둥지를 틀기로 한 롯데면세점은 국내외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도 동대문 케레스타를 사업부지로 선정하고 SK그룹 계열사답게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면에 내세운 면세점 홍보에 나섰다. SK텔레콤이 보유한 ICT 기술과 SK플래닛의 소비자 중심 채널 등을 이용한 면세점 사업계획을 부각시키고 있다.
◇시내면세점의 두 얼굴… 황금알이지만 변수 많아 = 국내 면세점 시장은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지난 2010년 4조5000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지난해 8조3000억원 등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중 시내면세점 매출액(2014년)은 5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알짜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냈다고 해서 곧바로 돈방석에 앉는 건 아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고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변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6월 8~14일 시내 면세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감소했다. 이 기간 공항면세점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신라면세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는 특별한 경우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국인의 재방문율이 25%밖에 안된다”며 “각종 변수와 중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관광전략이 필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