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릴까. 인하 쪽으로 전망하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최근에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급속히 감소하는 등 경제가 예상보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8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HSBC와 BNP파리바,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등 세 곳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는 4분기 금리 인하를 점쳤다. 모건스탠리는 이르면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7월과 8월에는 동결했다.
ANZ은행은 당초 올해 정책금리가 더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의 8월 수출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금리 인하가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7% 감소해 2009년 8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융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선제적 조처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이번 달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더라도 금통위 내의 반대표는 4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에 충분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ANZ은행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7%에서 2.2%로 크게 낮췄다.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달이 아니라면 연내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약세와 금리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 위험은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분석됐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원·달러 환율 상승 위험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DBS는 경기 회복 전망이 예상보다 약해졌다면서도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는 마무리됐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DBS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4%로 낮췄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203.7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0.3원이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약 5년 2개월 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