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440만주 중 316만4550주를 사들였다. 이번 거래는 장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이뤄졌다. 주당 가격은 이날 현대차 종가인 15만8000원이었고 전체 매매대금은 4999억9890만원이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기존 보유주식 6445주에 더해 총 317만955주(1.44%)의 현대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정 부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은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우호 지분인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주식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안정적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직접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신규순환출자 금지 규정으로 현대차 추가 지분 취득이 불가능하다. 또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은 증권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 상 대량물량 일괄인수가 불가능해 정 부회장이 해당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의 이번 현대차 주식 인수가 3세의 경영승계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엔지니어링(11.72%), 현대위아(1.9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핵심 계열사 지분이 부족하다. 특히 지금까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부족한 것이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 확보에 걸림돌이 돼 왔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이 앞으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 지분 확보에 이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늘리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2월 현대글로비스 지분 8.59%를 블록딜로 매각하고, 8월에는 광고계열사 이노션 상장을 통해 약 1조2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현대차 지분매입은 순수하게 안정적 경영과 주주가치 훼손 방지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