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통큰’ 주주환원정책…“주가 저평가ㆍ승계 의구심 해소”

입력 2015-10-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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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ㆍ소각

삼성전자가 11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ㆍ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가 ‘통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자사주 매입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해소했다는 평가다.

29일 삼성전자는 1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1회차 자사주 매입 규모를 4조2000억원으로 결의하고 오는 30일부터 3개월간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연간 발생하는 프리캐시플로(Free Cash Flow, 순현금수지)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앞으로 3년간 배당에 중점을 두고 주주환원을 진행하되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자사주 매입을 시행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올해 배당은 내년 1월 이사회 결의 후 발표될 예정이며 2016년부터는 분기배당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통 큰’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자 시장은 ‘기대 이상’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은 일단 자사주 매입 규모면에서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수준”이라며 “향후 계획에서도 프리캐시플로의 30~50%를 주주환원하고 분기배당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미약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과 불만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작업을 본격화하며 주가 디스카운트 국면도 해소될 것을 전망된다. 실제로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13.0%로, 경쟁관계에 있는 애플, IBM 등 글로벌 IT기업보다 14~15%포인트가량 낮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머징이 아닌 선진국 시장의 논리에서 보면 주주환원정책은 매우 중요한 의미”라며 “삼성전자의 이날 발표는 상당히 의미있는 전진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 하며 주가도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정책을 포괄한 선진국형 주주정책”이라며 “삼성전자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 후 즉시 소각을 결정하며 자사주 매입을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도 해소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시장의 의심이 많았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는 진짜 주주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 훈풍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777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 부품사업의 성수기 효과와 환율 영향이 축소돼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성향 상향은 주가 저평가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실적에 기반을 둔 주주환원정책을 펴야 선순환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환원정책 발표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30%(1만7000원) 오른 132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14거래일만에 삼성전자를 1254억원 순매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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