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세 '부자(父子)'가 한자리에 모였다. 신동주·동빈 형제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8월 3일 '5분 회동' 이후 3개월 만이다. 다만, 경영권 관련해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오고간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에 서울대병원에 도착, 10분간 의료진과 상담한 뒤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는 서울대병원 12층 특실병동을 방문했다.
신 회장은 오후 2시 5분께 병실을 나설 때까지 약 20분 정도 아버지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날 신동빈 회장은 오전 경영 회의 등을 주재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상태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오찬을 서둘러 마치고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전날 신격호 총괄회장이 입원할 때 동행한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씨도 이날 신동빈 회장 병문안 시점에 병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잠이 든 상태였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부부, 서울대병원장, 롯데 소속 총괄회장 주치의 등이 특실 병동에 딸린 거실에서 대화를 나눴다는 게 SDJ코퍼레이션(대표 신동주)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DJ 관계자는 "주로 총괄회장의 병세와 어머니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88) 여사의 방한 여부 등을 논의했다"며 "경영권 분쟁 관련 대화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세 부자가 함께 만난 것은 지난 8월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이 곧바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34층)을 찾아 이른바 '5분 회동'이 성사된 뒤 3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뒤 일본에 머물다 귀국했고, 앞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먼저 한국으로 돌아와 신 총괄회장과 함께 집무실에 머물고 있었다.
전날 미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병원 소파에서 책과 신문을 읽는 등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며 "검사 결과에 따라 처방을 받고 퇴원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