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구 보셨습니까?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국 대 일본 경기 말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11시까지 눈꺼풀을 부여잡고 TV를 시청했는데요. 끝까지 기적은 일어나지 않더군요.
‘숙적’ 일본에 지다니. 살짝 분합니다. 심지어 영봉패라뇨. “이게 너희 실력이다”, “한국은 9년 전(2006년 WBC 준결승전 0-6 패)으로 후퇴했다” 등 일본 야구팬들의 댓글이 가슴을 후벼 파네요.
그래도 우리에겐 세 번의 기회가 더 남았습니다. 우리 선수들! 최선을 다해 싸워주세요.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야구팬들 참 많아졌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질 않죠. 올해 프로야구 관객 수가 762만2500명에 달한다고 하네요. 역대 최다입니다. 실감이 납니다.
사람이 몰리면 ‘돈’도 몰리기 마련. 야구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0년 발표한 ‘한국 4개 스포츠리그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경제적 효과는 1조 1838억원에 달합니다. 배구(789억원)보다 15배 많습니다. 축구(7790억원)나 농구(1970억원)와 비교해도 압도적입니다. 프로야구가 스포츠계의 ‘금수저’로 불릴 만하네요.
가장 큰 파급효과를 내는 구단은 ‘롯데’입니다. 생산 및 부가가치 효과가 2313억원에 이른다고 하네요. 4대 스포츠 40개 구단 가운데 그 효과가 가장 뛰어납니다. 서울을 연고로 한 LG(1716억원)와 두산(1694억원)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폰서십을 맺은 기업도 예외는 아니죠. 위의 로고 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난 2013년, 2014년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십을 맺은 한국야구르트의 공식 로고입니다. 이 기업은 타이틀 스폰서십을 통해 약 1034억원의 브랜드 노출 효과를 얻었습니다. 기업 선호도는 24% 높아졌고요.
홈구장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간 신경전도 치열합니다. 지난해 울산시와 창원시는 NC다이노스 안방 구장 신축을 놓고 갈등을 겪었죠. 국민체육진흥공단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이 NC다이노스 구단을 유치했을 경우 약 35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울산이 끝까지 홈구장 유치에 매달린 이유죠.
해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는 프로야구. 이 모든 게 팬들의 관심 덕이죠. 그러나 일방적인 사랑은 없습니다. 이 관심이 계속되려면 선수들도 ‘잘 해야' 합니다. ‘1조1838억원’의 돈을 쓰는 팬들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이 사랑이 질려지기 전에 승전보를 울려주세요. 원정도박, 음주운전, 치어리더 스캔들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