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약물 복용 사실을 밝힌 여자 테니스 선수 마리야 샤라포바가 1700억원 규모의 후원금을 잃게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스폰서들이 샤라포바 후원을 중단하면서 그는 앞으로 받을 예정이던 1억 파운드(약 1700억원)를 날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샤라포바는 전 세계 여자 선수 중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샤라포바가 2015년 2970만 달러(약 35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회 상금은 전체 수익의 13%인 395만 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스폰서의 후원금이다.
그러나 지난 8일 샤라포바가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스폰서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샤라포바는 2006년부터 부정맥과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멜도니움을 복용해왔다. 그러나 멜도니움은 올해 1월 1일부터 금지약물에 추가된 상황. 그는 “리스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내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제 테니스 연맹(ITF) 등의 징계 수위는 강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후원금을 지불하는 스폰서의 판단은 냉혹했다.
가장 먼저 나이키가 후원 중단을 선언했고, 태그 호이어, 에비앙, 포르셰 등이 등을 돌렸다. 다만 테니스 라켓 제조사 헤드는 후원 계약을 연장했다. 헤드 측은 샤라포바가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용기있게 잘못을 고백한 점을 높이 샀다.
한편, 국제 테니스 연맹(ITF)은 샤라포바의 금지 약물 복용에 대해 상세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샤라포바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