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장 추진’ 에이프로젠 김재섭 대표 배임 의혹...소액주주 문제 제기

입력 2016-09-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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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감사의견 문제로 상장이 좌초된 에이프로젠이 재상장을 위한 제반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김재섭 대표의 배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슈넬생명과학과 바이넥스, 지베이스 등의 관계사를 이용해 에이프로젠 지분을 헐값에 취득했다는 주장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2015년 말 기준 김재섭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은 에이프로젠의 지분 63.55%를 보유하고 있다.

슈넬생명과학은 지난 2012년 7월, 에이프로젠의 주식 798만7879주(지분 22%)를 160억 원 규모로 바이넥스에 매각했다. 2년 후인 2014년 바이넥스는 다시 에이프로젠 보유 지분의 전량을 168억 원에 지베이스에 팔았다. 지베이스는 2014년 1월 설립된 회사로써 김재섭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거래한 대금은 대략 주당 2000원 내외이다.

하지만 최근 상장을 앞두고 코스닥 상장사 에스맥이 지난 5월 18일 에이프로젠 주식 59만주(지분 1.25%)를 135억7000만 원에 취득하면서 슈넬생명과학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주당 약 2000원 수준에 거래됐던 것이 불과 1년여 만에 주당 약 2만3000원에 거래되면서 약 11배 넘게 수직 상승했다. 슈넬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은 보유중이던 에이프로젠 주식을 헐값에 매각해 김재섭 대표의 개인회사가 모두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들은 에이프로젠 지분이 매수ㆍ매도되는 단계에서 연관된 기업들이 모두 김 대표와 지분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슈넬생명과학 등의 소액주주들은 김 대표가 의도적인 지분 인수를 통한 배임 행위를 한 것 아니냐며 전수 조사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김 대표는 바이넥스가 에이프로젠의 지분을 인수할 당시 바이넥스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바이넥스 지분 12.06%를 취득했는데 바이넥스는 이때 납입된 주금 161억 원을 에이프로젠 지분 인수에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와 바이넥스의 지분 스왑딜이 이뤄진 것이다.

김 대표는 2015년 4월 10일에는 특별관계인(부인 박미령씨)와 보유 지분율 6.11%에 해당하는 바이넥스 지분 160만 주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 바이넥스는 다음날 에이프로젠 주식 798만7879주(지분 21.99%)를 167억7400만 원에 지베이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베이스는 올해 3월, 20억 원을 투자해 에스맥의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에스맥은 135억 원을 투자해 에이프로젠의 지분 1.25%를 취득했다.

이에 대해 슈넬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은 “슈넬생명과학에 있던 것을 바이넥스 팔고, 이를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한 지베이스에 헐값으로 전량 다 넘긴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지난 2009년 제넥셀 대표를 역임할 당시 계약불이행 소송으로 상장폐지 전력이 있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당초 에이프로젠의 갑작스런 상장 철회 이유에 안진회계법인의 감사 재의견 발표 외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터져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이프로젠 측은 지분 매각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에스맥이 고가에 매입한 것은 기업 가치 성장에 따른 정당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최근에 사서 최근에 팔아 차익을 남겼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기업 가치는 계속 상승하는 것”이라며 “당시 슈넬생명과학의 재무상태가 안 좋았고, 현금이 필요했다. 말하자면 김 대표가 주식을 사서 회사에 유동성 현금 공급을 해준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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