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수진영 대선 주자 후보로 홍준표 경남지사가 ‘반짝 조명’을 받는 가운데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설이 제기됐다. 만약 홍 지사와 김 전 지사 모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서 당내 경선을 치를 경우 정치 재기를 노리는 전·현직 경남지사 간 대결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홍 지사는 특강을 다니며 활동 반경을 넓히는 전략으로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1년 10개월의 정치 공백기를 겪어야만 했다. 이에 홍 지사는 공백기 만회를 위해 강연 정치로 대외활동을 재개하는 동시에 언론 접촉을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옛 새누리당 최고위원 출신인 김 전 지사 ‘등판설’이 제기됐다. 김 전 지사는 23일 한 언론을 통해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온 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월 초 “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며 부인했던 것에서 바뀐 것이다. 또 김 전 지사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박근혜 대통령,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어 실제로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현직 경남지사들이 ‘용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선 각자의 과거를 반드시 극복해야만 한다. 홍 지사의 과거는 현재진행형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은 22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 판결이 남은 것이다. 만약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사건이 끝나더라도, 대선 경선과 본선 검증과정 내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지사의 과거는 ‘터널 디도스’ 사건 의혹이다. 2011년 4월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 전 지사가 젊은 유권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유일한 통로인 창원터널을 막아 선거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심을 받는 사건이다. 홍 지사와 김 전 지사가 과거를 극복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