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안엑스포(SECON2017)
“와 신기하다!” 어느 참관객이 외친 소리에 부스 옆을 지나던 기자는 걸음을 멈췄다. 기자의 얼굴이 CCTV에 비쳤고 'F38, happiness'라고 떴다. 얼굴을 인식한 CCTV가 성별과 나이, 기분 상태를 추정한 정보였다. 얼굴 표정을 이리 저리 바꾸자 'sadness, neutral' 등으로 수집된 기분 상태도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모니터 왼쪽에는 현재까지 CCTV를 거쳐간 총 방문객의 수가 집계되고 있고 시간대별로 성별, 연령별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한 그래프도 떴다.
"최근 근처의 현대자동차 전시장에서 처음 설치된 얼굴 인식 CCTV입니다. 전시된 차량마다 부착된 카메라가 어떤 차종에 어떤 나이대와 성별의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지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백화점 매장 등에서 마케팅 용도로 활용하도록 출시됐습니다." 해당 제품을 개발한 쿠도(CUDO)사의 관계자가 설명했다.
15일부터 사흘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올해의 세계보안엑스포(SECON2017)는 세계 각국의 보안 관련 기업이 참석해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올해는 15개국에서 500여개 업체들이 등록했다. 비교적 오전 이른 시각에 행사장을 찾았음에도 부스마다 설명을 듣기 위해 줄을 선 바이어들과 참관객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보안 기술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 것은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한 보안 제품들이었다.
에스원 부스에서는 얼굴 인식만으로 편리하게 출입을 관리하는 ‘워크스루(Walk-thru) 게이트’가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시범을 보이기 위해 직원이 게이트 앞에 서자, 게이트에 설치된 카메라가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문을 열었다. 이를 지켜보던 최윤기 에스원 상무는 “인식 속도를 1초 이내로 끌어내려 걸음을 멈출 필요가 없고 옆얼굴만 인식해도 본인 여부를 판독하는 게 특징”이라면서 “보안카드나 지문 인식 없어도 출입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삼성 계열사 전체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의 홈오토메이션 보안 장치 역시 ‘페이스테크’ 기술이 적용됐다. 대단지 아파트 입구마다 설치된 얼굴인식 카메라가 주민인지 외부인인지를 판독하고 자동으로 유리문을 여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었다. 기자와 함께 설명을 듣던 한 참관객은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는 전자패드에 호수와 비밀번호를 한참 입력해야만 문이 열리는데, 앞으로는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형 상점이나 1인 가구를 겨냥한 야심작이라고 에스원 측이 설명한 홈CCTV 제품 ‘세콤이지’는 집에 등록된 얼굴이 아닌 사람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방범 시스템을 가동,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람을 전송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얼굴 인식 기술은 오래 전부터 개발돼왔지만, 상용화하기엔 그동안 애매한 수준이었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상용화한 다양한 몰리·정보 보안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