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건축물] 내부기둥 없이 274m 올렸다 “Oh! Ilham Baru”…대우건설 IB타워

입력 2017-04-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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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사 최초 외관기둥 45도 꺾이게 설계

대우건설 자체 개발 ‘BMC 기술’로 공기 단축

3D 시뮬레이션으로 美·英 못지않은 정밀시공

4년만에 완공… 말레이시아의 3대 빌딩 등극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말레이시아의 빌딩 숲은 452m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비롯해, 310m의 텔레콤 말레이시아 타워, 274m의 IB타워 등 3대 초고층 빌딩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이 중 2, 3위인 텔레콤 말레이시아 타워와 IB타워, 말레이시아 내 초고층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KLCC타워(267m.58층)는 대우건설이 건설한류로 우뚝 세운 눈부신 작품들이다.

대우건설이 2011년 수주해 4년 만에 완공한 1억8500만 달러 규모의 IB타워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인 빈자이지구에 위치한다. 지하 4층~지상 58층, 높이 274m의 초고층 빌딩으로, 지상1~5층은 로비와 갤러리, 7~35층에는 오피스가 들어서 있다. 36~40층은 외부 조경시설과 수영장, 레스토랑이 있는 주민 공동시설, 41~53층은 아파트, 55~58층은 펜트하우스로 구성된다.

◇세계 최고 기술 집약된 IB타워 = IB타워는 말레이시아어 ‘새로운 영감(Ilham Baru·일함바루)’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 의미를 그대로 반영하 듯 IB타워는 기둥이 기울어진 설계 등으로 일찍부터 세계적인 관심거리였다. 이 빌딩 외관의 콘셉트 디자인은 뉴욕 허드슨 타워와 런던 시청, 홍콩 상하이 은행 본부 건물 등을 설계해 세계적인 하이테크 건축 설계자로 이름을 날린 영국의 노만 포스터가 맡았다.

IB타워 외관은 건물의 하중을 외부의 초거대 기둥(Mega Tube Truss)이 지지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교각에 이용되는 설계로 빌딩에 적용된 사례가 없었던 형태다. 특히 IB타워 현장에서는 건물을 감싸는 전이보(하중을 분산 전달시키는 기둥)가 45도로 꺾여 설계돼, 이를 단시간 내에 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일반적으로 수평 전이보는 2주에서 3주간의 공정기간이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이처럼 꺾여 있는 경사 전이보를 일반적인 공정보다 더 짧은 1주일 만에 완료해 뛰어난 기술력을 증명했다.

58층, 274m 높이의 이 초고층 빌딩에는 건물의 높이가 줄어들고 기울어지는 현상인 ‘시공 중 변위’를 제어하는 BMC(Building Movement Control)기술이 적용됐다. 대우건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법이다.

초고층 빌딩은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 시공 중 움직임이 발생한다. 콘크리트의 수축 과정이나 건축물 자체의 하중 증가, 건물의 비대칭형 형태에 따른 기울어짐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우건설은 이같은 요인들을 BMC 기술을 통해 시공 전 해석 단계에서 예측하고 보정했다. 시공 중 건물 내부에 센서를 설치해 시공 전 예측한 값과 비교하면서 정밀한 시공을 가능하게 한다.

◇첨단 공법 도입해 비대칭형 구조 완벽 구현 = IB타워의 경우 내부가 비대칭형 구조로 설계돼 준공 이후 100mm 이상 기울어질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대우건설은 수주단계에서 이같은 건물 변형을 사전에 파악했고, 착공 후 정밀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보정안을 도출, 시공 중 계측·측량·시험으로 초정밀 시공을 실시했다.

대우건설은 IB타워에 앞서 완공한 KLCC타워 공사에서도 비대칭형 외관으로 시공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발주처는 건물의 총 높이 기준을 오차 0.05% 이하, 층간 높이 기준 5mm 오차 이내라는 엄격한 기준을 요구했지만, 결국 대우건설은 BMC기술을 이용해 99.95%로 정밀시공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 초고층 프로젝트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행능력을 과시하고, 견고한 신뢰를 함께 쌓아올린 셈이다. 대우건설의 초고층빌딩 건축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졌고, 이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 지역으로 수주영역을 넓히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대우건설은 또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공종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시공 진행이 가능하게 했다. 3D시뮬레이션 기술은 초고층 건축물의 시공단계를 3D로 먼저 구현해 공정과정을 미리 확인하고, 적정 시공성을 검토해 최적화된 스케줄로 공사가 진행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시공 과정에서도 37층을 시공한 후 38~40층을 뛰어넘어 41층을 먼저 시공하는 공법을 이용했다. 상층부와 하층부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 공기를 1개월 단축하는 ‘스킵 플로어링(skip flooring) 공법’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공사 소음 관련 항의가 끊이지 않자,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다. 38~40층 공간에 설치될 철골을 먼저 조립해 시공하는 철근 선시공 양증공법을 비롯해, 특수 저발열 콘크리트를 사용해 두 번 분할 타설해야 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1회 타설로 변경해 시공하는 등 다양한 특수 공법이 총동원됐다. IB타워에 전례없는 기술력을 집약시킨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추면서 쿠알라룸푸르 스카이라인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초고층 빌딩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지속하고, IT기술,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간의 기술 패키징을 통해 해외건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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