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경선 후원금 분석…홍준표 4억, 안철수 209만 원
이투데이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대선 경선후보 후원회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경선 기간에 ‘문재힘 위원회’를 통해 15억465만 원을 모금했다. 경선후보 후원회의 모금 한도액이었던 25억4970만 원엔 미치지 못했지만, 2012년 18대 대선 경선 당시 걷었던 8억6414만 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액수다.
5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자는 같은 당 윤후덕 의원과 자영업자로 신고한 임현숙 씨, 전수훈 씨 등 3명뿐이었다. 윤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한 연이 있는 친노, 친문 인사이며 임 씨와 전 씨는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에도 고액 후원금을 낸 전력이 있다.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했던 안희정 지사는 10억9785만 원을 모았다. 눈길을 끄는 건 고액 후원자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점이다. 요식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등 500만 원 넘게 후원회에 쾌척한 이가 46명, 4억4900만 원에 달한다.
경선에선 3위를 했지만 ‘흙수저후원회’ 돌풍을 일으킨 이재명 시장은 안 지사보다 1억 원가량 많은 11억9669만 원을 모았다. 성남시에 주소지를 둔 권천식 세일건설 대표, 서동규 씨 그리고 서울시민 정미림 씨 등 3명 외 고액 후원자는 없었다. 최성 고양시장은 3억3409만 원을 후원받았다.
사실상 본선과 같다는 평이 나왔던 민주당 경선 주요 후보들이 십수억 원의 후원금을 모았던 것과 달리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다른 당 경선 후보들은 많게는 수억 원에서 적게는 수백만 원 후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국당에선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억2680만 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21명에게서 받은 고액 후원금만 2억1000만 원이었다. 보수 후보 중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금한 홍 전 지사가 경선 1위로 본선에 올라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만큼, ‘가능성 큰 후보에 돈이 몰린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와 함께 김관용 경북지사가 3억113만 원을, 김진태 의원이 2억9792만 원을, 그리고 이인제 전 의원이 6166만 원을 각각 모금했다. 태극기집회의 지지를 받았던 김진태 의원은 모든 후보 중 유일하게 익명 후원금을 받았다. 다만 금액이 90원으로, 욕설을 의미하는 ‘18원 후원’이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당의 나머지 경선 주자들은 후원회를 두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경선에서 이긴 안철수 전 대표가 별도 후원회 없이 국회의원 후원회를 통해 209만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3976만 원,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1억2250만 원을 각각 모았다. 5개 정당 중 유일하게 후원금 모금 실적이 경선 결과와 정반대였다.
바른정당에선 남경필 경기지사가 3억1130만 원을 후원 받았고, 유승민 의원은 후원회를 열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650만 원, 강상구 전 대변인은 849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 대선 본선의 후원금 모금 내역은 이르면 다음달 말께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