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줄 알라”, “국가테제 고민해야”… 연석회의서 조언·비판 들어
자유한국당은 1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첫째 날 일정 대부분을 외부 목소리 경청에 할애했다. 청년층에서는 ‘지지하기 부끄럽다’는 성토가 쏟아졌고, 강연자로 나선 이들은 한국당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리더십을 재구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충북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연석회의를 열고 특강과 토론회를 잇달아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는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전날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과정을 보면서 이제 우리가 야당이 됐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철저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 제1야당의 길을 간다면 다음에 수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7.3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 다시 태어나는 대전환점”이라며 “그동안 비판받아온 계파주의를 극복하고 당내 통합을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어려운 자리에 오신 만큼 귀한 시간을 낸 만큼, 수준 높은 토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대선에서 20대부터 40대까지 지지율 싸움에서 완패한 한국당은 ‘청년 쓴소리 코너’를 마련해 청년층의 의견을 듣는데 집중했다.
초청 청년대표들 가운데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는 “한국당이 영남에서 몇 석 유지하려고만 한다면 지금처럼 가도 되지만, 집권당이 되려면 지금처럼 안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당이 말로만 청년 외치시는데, 행사 때 몇 명 더 동원하려고만 하고 청년을 위한 컨텐츠가 없으면 ‘폭망(폭삭 망한다의 준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발언 마지막에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한국당 관계자들을 향해 일갈했다.
이에 정우택 원내대표는 “저는 청년을 위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지 않는 게 문제”라며 “기성정치인과 젊은 세대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해 소통강화 의지를 보였다.
정치적 조언을 듣는 순서도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의 향방과 제1야당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한국당만의 정체성 확립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바른정당과 크기는 다르지만 같은 보수가치를 놓고 경쟁해야한다”며 제 색깔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층의 지지를 일부 얻은 반면, 이번 대선에서는 2030세대에서 8% 남짓한 지지율에 머무른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개혁,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한국창조론처럼 국가적 테제를 제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소설가 복거일 씨는 ‘풀뿌리 민주주의 복원’을 언급했다. 그는 “풀뿌리 운동을 해야만 시들어가는 대한민국의 보수를 지키려는 한국당이 생기를 얻을 수 있다”며 “지금은 비가 안 와서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소생시켜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 씨는 “문화계 99%가 인종주의 내지 사회주의적인 사람들”이라며 “이를 바꾸려는 게 박근혜 정부였는데 용감한 시도였다”고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들은 다음날 정오께 분임토의 결과를 보고하고 토론을 거쳐 최종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