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장기 미제사건’, 놓쳤던 진범 이제는 잡는다
2005년 강릉의 한 주택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벌였지만 유일한 단서인 흐릿한 지문으로는 범인색출에 역부족이었습니다.
2002년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50살 여주인이 무참히 살해됐습니다.
경찰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확보해 공개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미궁에 빠졌던 이 두 사건은
10여 년이 지난 2017년,
모두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10년 전에는 도저히 확인이 어려웠던
현장에서 발견된 포장용 테이프와 서류에 남은 ‘쪽지문’이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지문 흔적 일부만으로도 신원 확인이 가능해진
과학 수사의 발전 덕이었죠.
쪽지문의 특징점을 10여 개 정도를 찾아내
지문 데이터베이스와 빠르게 대조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지문 정보 전산화 작업으로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이 구축됐고,
거기에 지문 자료 해상도까지 높아지면서 확실한 물증을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경찰은 최근 강력사건 994건의 현장 지문을 재검색해 482건의 지문 주인을 확인했습니다.
이 중 살인사건 2건을 포함해 총 154건의 범인을 검거했죠.
현재 186건은 계속 수사 중입니다.
과학 수사의 발전은 지문분석만이 아닙니다.
DNA 감식 수사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장기 미제사건일지라도 피의자의 DNA가 확보되면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되는 ‘2013년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DNA 감식 수사는 더욱더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1998년 발생한 서울 노원구 부녀자 강간살인사건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한 피의자의 체액과 혈액형을 통해
무려 18년 만에 진범을 붙잡았습니다.
당시 전과자 8000여 명 중
피의자의 인상착의와 혈액형이 일치한 125명을 뽑아냈고,
그들 중 발전된 DNA 분석시스템을 통해 진범을 색출해낸 것입니다.
과거 미제사건들의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계기는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없앤 이른바 ‘태완이법’ 덕분인데요.
‘태완이법’ 시행 이후 지방경찰청마다 전담팀이 꾸려지면서
미제사건 해결을 위한 경찰 수사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과 경찰의 끈질긴 추적 앞에 완전범죄란 없습니다.
진실을 향한 노력으로
억울한 피해자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