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MBC 장악' 김재철 前 사장 구속영장 기각… "도망 염려 크지 않아"

입력 2017-11-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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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국가정보원이 MBC를 장악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 김재철(64) 전 MBC 사장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10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업무방해,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김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의 직업 및 주거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점을 기각 근거로 삼았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인 국가정보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가정보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고,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했는지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 'PD수첩' 등의 제작진과 진행자, 출연진을 교체하고, 방영을 보류하거나 제작을 중단하도록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국정원에서 만든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에 따라 국정원이 MBC 방송제작에 불법 관여하도록 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에게 직무와 무관한 부서로 인사발령내는 등 부당한 교육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노조운영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사장은 전날 오전 구속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면서 "죽을만큼 힘들어도 바른 말은 해야 하는게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MBC는 장악될 수가 없는 회사다. 장악해서도 안 되는 회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제가 경영진으로 임했던 저의 소신"이라며 "이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정원 문건을 전달받은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후 2시께 영장심사를 마친 김 전 사장은 영장 결과가 나올 떄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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