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아가야, 왜 거기 있니?
아기가 의회장에 등장했습니다.
몇 번 해외뉴스에서 본 적 있으시죠?
의장님 품에 안기거나 다른 의원들과 눈맞춤을 하기도 하죠.
심지어는 의회장에서 엄마의 젖을 먹기도 합니다.
이달 초 뉴질랜드에서는 국회의장이 생후 석달 된 아기를 안고 회의를 진행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트레버 말라드 의장이 “가족 친화적인 의회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동료 의원의 딸을 데리고 의장석에 앉은 것입니다. 이날 의회에서는 ‘육아휴직 연장 법안’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는군요.
여성 정치인들이 대놓고 의회에서 모유를 수유한 경우도 있습니다.
올 5월 호주에서는 라리사 워터스 연방 상원의원이 본회의장에서 2개월 된 딸에게 젖을 먹였습니다. 워터스 의원은 상원 회의장에서 모유 수유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꾼 데 앞장섰죠.
당시 현지 언론들은 “일하는 여성들에게 상징성이 큰 역사적 순간”이라고 전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작년 초 카롤리나 베스칸사 의원이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데려와 주목 받았습니다. 그는 여성 인권과 무료 탁아소를 지지하는 의원인데요. 워킹맘들의 어려움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갓난아들을 데리고 와 젖을 먹이는 등 여러 의원들과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원래 의회에 아기를 데리고 온 건 이탈리아의 여성 의원 리치아 론줄리가 ‘원조’ 격입니다. 2010년 의회 개원 첫날 생후 44개월 된 딸을 안고 등장하더니 이후에도 종종 아기와 함께 등원했습니다.
얼마전에는 론줄리가 다섯 살이 된 딸과 함께 국회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본에서는 좀 달랐습니다.
22일 구마모토 시의회 정례회의에 7개월 된 아기가 등장했습니다. 해당 시의회 의원인 오가타 유카가 자신의 아들과 함께 참석한 것인데요.
자리에 앉자마자 여러 의원들이 항의했고, 규정을 이유로 아기는 나가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과 육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아기와 함께 한’ 정치인들은 모두 ‘워킹맘’의 고충을 몸소 알리기 위함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죠.
확실히 이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아기를 돌보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육아와 여성에 대한 문제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권익과 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이에 대한 개선과 노력이 실현되는 나라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7 성 격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 144개국 중 118위입니다. 남성과 여성간 건강이나 교육수준, 정치 참여, 직장 내 임금 및 승진 현황 등을 봤을 때 성평등 순위가 하위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더욱이 2015년 115위, 작년 116위에 이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죠.
“아이를 갖는 순간 직장을 그만둬야 해요”
“경력단절 무서워 회사 다니며 아이 낳을 생각은 못하는 걸요”
“일하면서 아이 키우느라 매일이 전쟁이에요”
‘워킹맘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 언제쯤이면 바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