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가격이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국산차 판매는 감소하고 수입차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3일 자동차 조사ㆍ평가 전문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에 의뢰해 시행한 '정부 정책에 의한 차량 가격 변동에 따른 소비자 수요변화 연구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 정책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의 판매가격이 4단계(100만 ·200만 ·300만 ·500만원)로 인상될 경우와 2단계(100만 ·200만 원)로 인하될 경우를 가정해 소비자의 수요변화를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향후 24개월 이내 신차를 구매할 뜻이 있는 소비자 3179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조사 기간은 지난 7∼11월 사이, 방식은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산차 수요는 차량 가격 100만원 인상하면 3.4%, 200만 원 인상하면 10.4%, 300만 원 인상 때 22.4%, 500만원 인상 때 37.6% 각각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수요는 차량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했다. 100만 원 오를 때 1.3%, 200만 원 오를 때 4.8%, 300만 원 오를 때 1.6% 각각 증가했다. 500만 원 오를 때만 수요가 11.7% 줄었으나 감소 폭은 국산차보다 훨씬 작았다. 결국 같은 가격이 오르면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사겠다는 오너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국산차에서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가 두드러진 것과 관련해 "이른바 '가격저항선'이 생기면서 동일 가격대 수입차로 수요가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반대로 차 가격이 내려가면 국산차가 유리했다. 동일하게 가격이 인하된 수입차로 일부 수요가 이동했음에도 "낮은 가격 덕분에 신규 수요 창출 효과가 커서 이를 상쇄한다"는게 보고서의 분석결과다.
차량 가격이 100만 원 또는 200만 원 인하될 경우 국산차 수요는 각각 3.3%, 6.7% 늘었다. 수입차 수요는 차량 가격이 100만 원 내릴 때 0.3%, 200만 원 내릴 때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협회는 "이처럼 정부 정책에 의한 차량 가격 변화는 국내 자동차시장 판매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수요 영향을 고려해 정책 목적 달성과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이 조화를 이루도록 규제 및 지원 수준, 도입 시기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