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살림을 도맡아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5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획관은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 불법자금을 수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에 두 사람이 공범 관계로 묶일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17일 구속된 김 전 기획관을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이날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5월께 부하 직원을 통해 청와대 인근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에게 현금 2억 원이 든 종이봉투를 건네받은 등 국정원 불법자금 4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 전 검찰 조사에서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 불법자금을 수수한 적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서 그는 혐의를 인정하고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 불법자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6일 구속된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비서관은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하기 위해 국정원에 요구해 불법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비서관은 이 돈을 장석명(54)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건넸고 장 전 비서관은 류충렬(62) 전 총리실 공직 복무관리관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장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