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올림픽 때는 형들에게 더 힘이 돼 금메달을 노려보겠다.”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된 정재원(17ㆍ동북고)은 은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정재원은 이승훈(30ㆍ대한항공), 김민석(19ㆍ성남시청)과 함께 3분38초52를 기록하며 노르웨이(3분37초31)에 1초20 차로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정재원은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으나, 아쉬움에 이내 눈물을 흘렸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왕따 주행 논란으로 시합 전 남자 대표팀의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맏형 이승훈은 “그런 일이 있어서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우리 경기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외부 상황과 관계없이 계획대로 훈련에 매진했다.
이승훈과 정재원 사이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한 김민석도 빛났다. 김민석은 1500m 동메달에 이어 팀추월 은메달 추가로 자신의 메달을 2개로 늘렸다. 그는 “제가 좀 더 회복을 했더라면 금메달을 노려볼만 했을 텐데 아쉽다”며 “하지만 값진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이번 은메달이 값진 이유는 또 있다. 이승훈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총 4개째 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는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2010년 벤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팀추월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은메달을 추가로 그는 아시아 빙속의 전설로 우뚝 섰다.
이승훈은 “그동안 올림픽을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좋은 기록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