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표현, 변호사 업무 효율성↑…법률ㆍ판례 단순 '검색 기능' 한계도
“보이스피싱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입력하자 문제해결에 필요한 관련 법률이 한눈에 나타난다. 법 용어가 아닌 일상 언어로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관련 법률을 찾아주는 법률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첫 선을 보인다.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27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국내 최초로 법률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대륙아주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가 개발한 법률 인공지능 시스템 ‘유렉스(U-LEX)’, ‘QA머신’, ‘법률챗봇 로보(Lawbo)’를 소개했다.
유렉스는 법률 전문가를 위한 시스템으로 뺑소니 사고를 내면 무슨 죄를 적용받는지 등 궁금한 내용에 대해 관련 법률과 판례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QA머신, 법률챗봇 로보는 일반인들을 위한 시스템이다. 유렉스와 마찬가지로 법적 용어가 아닌 일상 언어로 질문을 던지면 가장 적합한 법률적 해법을 내놓는다.
대륙아주 김대희 대표변호사(57ㆍ사법연수원 18기)는 “법률 AI가 변호사 업무에 효율성을 높이고 여러 가지 도움 줄 것"이라며 “30년 변호사 생활을 했지만 사안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이슈를 법률 AI가 제기하는 것을 보고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통해 보다 폭넓고 높은 수준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법률 AI가 법률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고급자문이나 재판이 걸려야 변호사를 찾는데 기초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1차 법률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이라며 "다만 서비스 상용화는 시간이 조금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 AI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 언어로 질문할 수 있다는 것과 관련 법률과 여러개의 판례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법률이나 판례 추천 버튼을 통해 찾으려는 정보의 범위를 좁힐 수도 있다.
다만 법률 AI 시스템이 현재도 제공되는 특정 법률, 판례 검색 서비스를 다듬는 수준에 그친 듯한 느낌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황찬현 전 감사원장,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조민식 다음카카오 이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