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77) 전 대통령 측에 수십억 원대의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최근 이 전 회장을 수차례 불러 이 전 대통령 사위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에게 10억 원대 금품을 전달한 의혹을 추궁했다.
검찰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이 전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돈이 흘러간 내용이 적힌 메모와 비망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와 비망록에는 돈을 전달한 날짜와 장소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이 전 회장이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이 전무에게 10억 원대 금품을 수차례 전달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학교 2년 후배로 2008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강만수 전 KDB산업은행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금융권 4대 천왕'이라고 불렸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인사 청탁' 목적으로 이 전무에게 돈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이 전무가 이 돈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무는 이달 26~27일 이틀간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