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꺼내 든 금융당국, 해외범죄수익 환수에 함께 나선다

입력 2018-05-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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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 반사회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해외 도피ㆍ은닉 재산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다. 해외 부동산 매입이나 법인 설립 및 지분 취득, 자금 세탁 등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출범할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에 합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산을 해외로 도피ㆍ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불법행위 중 일부분은 금융 부문에서 감지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FIU와 금감원이 해외범죄수익 환수과정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 반사회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며 “국세청, 관세청, 검찰 등 관련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을 설치해 추적조사와 처벌, 범죄수익 환수까지 공조하는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FIU는 금융기관을 이용한 자금 세탁과 외화 불법유출을 탐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FIU는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자금세탁 의심 해외송금 거래를 분석해 검찰이나 국세청, 관세청 등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사단에서 요청한 해외 도픽ㆍ은닉 재산 혐의자에 대한 의심 거래를 살펴보는 것도 FIU의 몫이다.

고액 송금을 위장하기 위해 적은 금액으로 반복 송금하거나 해외 자회사를 설립해 놓고 자금이 나가기만 하고 들어오지 않는 등 수상한 금융거래를 집중적으로 분석, 수사ㆍ조사의 단초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외국환거래법상 외환 조사 업무를 담당한다.

개인 및 기업이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에 은행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고 지분을 취득한 이후에는 외화증권취득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런 의무를 이행했는지를 살핀다. 해외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에 2년 미만 주거 목적인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유형의 행위들은 통상 해외로 재산을 도피ㆍ은닉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외국환거래법상 신고ㆍ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위반 금액인 10억 원을 넘을 경우 검찰에 관련 사항을 통보한다.

금감원의 처벌 조항은 검찰이나 국세청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하지만 재산을 해외 도피하거나 은닉하는 범죄에 대한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국내 모든 외환거래가 집중되는 한은 외환 전산망을 공유한다는 점도 불법 거래 탐지 측면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은 앞서 부정한 방법으로 해외소득 신고를 누락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 혐의자 39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감 몰아주기, 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등으로 사익을 추구한 대기업ㆍ대자산가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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