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빨라지는 인상 속도 부담, 여력확보 차원 연내 1회 인상에 무게
한국은행은 24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25bp(1bp=0.01%포인트) 인상 이후 6개월째 동결행진이다. 물가상승세가 여전히 낮은데다 최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불을 지핀 경기논쟁에서 보듯 고용을 필두로 한 경제지표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2016년 11월부터 이어온 1년 5개월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또 3월 현재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넉달연속 100을 밑돌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지난해 3월(100.4) 이후 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14일 “설비투자, 수출 중에 반도체를 빼면 어떤가”라며 “경기는 (정부 진단과 달리)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라는 말로 직격탄을 날렸다.
고용은 더 심각하다. 4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보다 12만4000명 늘어나는데 그쳐 석달째 10만명대 증가세에 머물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17일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 후 가진 인사말에서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금 기준금리 조정의 주요 고려사항은 물가와 경기다. 물가상승에 아직 여유가 있고 1분기(1~3월) 대내외 지표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연내 한번 정도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미 6월 인상은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연내 인상 횟수도 기존 세 번에서 네 번으로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재 Fed 정책금리는 1.50~1.75%로 한은보다 25bp 높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확인했듯 통화정책 여력확보 목적이라는 의지도 있는 만큼 (한은은) 연내 한번 정도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