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예정처 올해 한국 GDP 2.5%로 낮춰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회예산정책처는 3일 경제성장률(GDP)을 2.5%로 각각 전망했다. 정부와 국내외 기관의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P) 낮은 수치다. 산업 동향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성장 전망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DB는 이날 ‘2019년 아시아 역내 경제 전망(AOD)’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와 내년 2.5%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ADB는 지난해 9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가 12월 0.2%P 낮췄고 이번에 또 0.1%P하향 조정했다. 미국·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경제권의 성장둔화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ADB는 미·중 무역분쟁, 미국 재정정책 및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도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성장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아시아 45개 회원국의 성장률도 지난해 5.9%에서 올해 5.7%, 내년 5.6%로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날 낸 ‘2019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률 전망을 2.5%로 낮춰 잡았다. ADB와 예정처 전망치는 앞서 발표한 정부(2.6∼2.7%),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보다 낮다.
예정처는 올해 상품 수출(통관 기준)이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10월 전망 때 2.4% 증가를 예상했지만 이번에 마이너스로 수정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이달 1일 발표한 하반기 반도체 수출 전망도 어둡다. 애널리스트와 반도체 협회와 단체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약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정처는 내수 부문별 성장률도 낮췄다. 민간소비는 2.7%에서 2.6%, 설비투자는 2.3%에서 1.9%로 하향 조정했고, 건설투자는 -2.4%에서 -3.5%로 예상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20여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줄였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1.8%에서 1.3%로 내렸다. 이 같은 내수 위축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 일각선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2월호’에 따르면 이달 우리 산업은 생산, 소비, 투자 모두 후퇴하는 ‘트리플 감소’였다. 전월 대비 생산은 1.9%, 소매판매는 0.5%, 설비투자는 10.4%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1월 종전 전망치보다 0.1%P 낮춘 2.6%로 성장률을 전망했다. 하지만 이 전망치는 수출 부진 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월 발표한 연간 경제 성장 전망치를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