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의 지난해 차입금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50%를 넘어선 가운데 하림 측은 최근까지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영향에 따른 단기 비용이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하림의 연결기준 차입금은 4226억8827만 원으로 전년 대비 1.99배 증가했다. 단기 차입금은 72% 늘어난 3423억1861만 원, 장기 차입금은 487.63% 늘어난 803억6966만 원이다.
특히 1년 이내에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이 전체 차입금의 80%를 넘는 점이 눈에 띈다. 현금을 포함한 유동자산 역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3807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추후 실적에 기반한 하림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하림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4.47% 감소한 8286억 원, 영업이익은 91.63% 감소한 15억 원이다.
실적 악화 속에 차입금 의존도 역시 상승했다. 하림의 총자산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8241억 원을 기록했지만 차입금 증가세가 더 가파른 탓에 의존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 34.17%였던 의존도는 지난해 51.29%로 올라 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구성됐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24일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HMR(가정간편식) 공장 하림푸드 콤플렉스의 투자 목적으로 차입금이 조달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림 닭고기 공장을 리모델링을 해 5월부터 본격 가동을 하는데 여기에도 2000억 원이 투자됐다”며 “대기업에 비해 그룹 부채비율은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지난해 2월 전북 익산에서 첫 삽을 뜬 대규모 공장단지로, 공장 신축과 설비 투자 등에 약 4000억 원의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해당 공장을 통해 종합식품그룹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편 하림은 지난해 관계기업의 지분법 이익이 적자전환해 13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사업보고서 상 유일한 관계기업(지분 33.09%)인 하림USA에 대한 지난해 기준 채무보증액은 1015억 원이다. 꾸준한 그룹의 지원에도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최근 닭고기 가격이 시장에서 출렁이면서 지난해 생계 가격이 매우 낮았다”며 “미국 시장 역시 드라마틱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육계 시장의 본고장인 만큼 현지 법인을 통해 기술 교류 등의 (금전 외의) 이익도 얻고 있으며 10년간 평균으로 볼 때 이익은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