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인공고기’ 열풍…투기 우려도 고조

입력 2019-05-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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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페이펑러시드·옌타이솽타푸드 등 관련 업체 5월 주가 70% 이상 폭등…2월 5G 투자 광풍과 흡사

▲중국 인공고기 관련 업체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추이. 단위 %. 검은색:옌타이솽타푸드/빨간색:허페이펑러시드/파란색:CSI300지수. 출처 블룸버그

미국증시에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물성 고기와 햄버거 등을 만드는 비욘드미트가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최근 중국에서도 ‘인공고기’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겁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돼지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중국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통한 육류 대체품 시장과 관련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달 초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비욘드미트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인 25달러 대비 세 배 가까이 오르면서 대박을 쳤다. 이날도 주가가 6.9% 급등한 92.92달러에 마감하는 등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비욘드미트와 마찬가지 현상이 중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종자업체인 허페이펑러시드와 콩 단백질 제조업체 옌타이솽타푸드 등 인공고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5월 들어 주가가 70% 이상 폭등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격화로 시장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다.

그만큼 투기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인공고기 시장의 미래를 너무 낙관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현지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당분간 더 많은 중국 투자자가 인공고기 관련 업체에 베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축산협회의 리시룽 대표는 이날 중국 우한시에서 열린 제6회 글로벌돼지포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국가적 재난 수준”이라며 “이 열병이 1280억 달러(약 153조 원) 규모 중국 돈육산업에 미친 악영향을 추산하는 중이지만 그 규모는 충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소재 항성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공고기 업체들의 주가가 이들 업체를 투기꾼이 선택하기 쉽게 만들었다”며 “특히 비욘드미트의 성과가 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투기적 흐름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후퇴할 때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옌타이솽타와 허페이펑러 주식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허페이펑렁가 대두 종자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며 인공고기 관련 업체라는 인식을 깨려 했음에도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지 않았다.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허페이펑러는 공시에서 “자본시장이 인공고기 개념에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트렌드가 2월 중국증시에서 불었던 ‘5G 광풍’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스턴커뮤니케이션스는 불과 1개월 만에 주가가 224% 폭등했다. 심지어 이 업체가 투자자들에게 자사 사업은 5G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주가가 올랐다. 해당 종목은 3월 고점 이후 46%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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