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한진 일가의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행동주의 펀드 KCGI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 신설 유한회사 캘거리홀딩스의 등기를 마쳤다.
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더 사들이기 위해 유한회사를 추가 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캘거리홀딩스는 베티홀딩스에 이은 KCGI의 6번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그레이스홀딩스의 11번째 특별관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캘거리홀딩스는 그레이스홀딩스 산하 특별관계자 10곳과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KCGI는 현재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 고 조양호 회장과의 지분율(17.84%) 차이는 2%포인트 미만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34%, 조현아 2.31%, 조현민 2.30%를 보유하고 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와 KCGI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날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골드만삭스의 정체가 델타항공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항공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조 회장 일가의 '백기사'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19개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 '스카이팀'을 결성하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 5월 조인트벤처(합작사)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항공사의 조인트벤처는 두 회사가 한 기업처럼 공동으로 운임과 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수익, 비용을 공유하는 경영 모델로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성부 펀드의 추가 자금 모집은 불가피할듯하다"며 "투자자들이 델타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