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골드만 정체는 '델타' 였는데…강성부 입장은

입력 2019-06-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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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한진 일가의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행동주의 펀드 KCGI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 신설 유한회사 캘거리홀딩스의 등기를 마쳤다.

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더 사들이기 위해 유한회사를 추가 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캘거리홀딩스는 베티홀딩스에 이은 KCGI의 6번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그레이스홀딩스의 11번째 특별관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캘거리홀딩스는 그레이스홀딩스 산하 특별관계자 10곳과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KCGI는 현재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 고 조양호 회장과의 지분율(17.84%) 차이는 2%포인트 미만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34%, 조현아 2.31%, 조현민 2.30%를 보유하고 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와 KCGI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날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골드만삭스의 정체가 델타항공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항공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조 회장 일가의 '백기사'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19개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 '스카이팀'을 결성하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 5월 조인트벤처(합작사)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항공사의 조인트벤처는 두 회사가 한 기업처럼 공동으로 운임과 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수익, 비용을 공유하는 경영 모델로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성부 펀드의 추가 자금 모집은 불가피할듯하다"며 "투자자들이 델타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투자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KCGI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델타항공은 글로벌 항공사 중 시가총액 1위의 기업으로서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최대주주이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구조와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델타항공의 지분 취득은 적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졌을 것으로 이해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에 관하여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 KCGI는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동안 KCGI가 추구해온 감시와 견제 역할에 따라 한진칼의 기업가치는 한 단계 높아졌다”면서 “이제 세계 1위 항공사의 투자 참여로 한진그룹의 가치가 더욱 증진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은 아직까지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총수일가의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들이 만연해 있다”며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주주로서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라면서 “델타항공이 KCGI와 함께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불법이나 편법 행위에 대해 글로벌 수준의 규정(compliance)을 적용하도록 공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또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과의 별도의 이면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CGI는“델타항공이 이번 투자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의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하여 위법사항이 없도록 당부한다”면서 “델타항공 투자를 유치한 조원태 회장의 역할을 존중하며, 빠른 시일 내에 한진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델타항공 최고 경영자인 에드 바스티안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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