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쿠팡, 18만원 롤렉스 퇴출했지만…4만 원짜리 몽클레어는 판다

(쿠팡 캡쳐)

최근 짝통 ‘롤렉스’ 판매로 논란을 빚은 쿠팡이 '짝퉁' 판매를 조장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쿠팡 측은 직접 매입 판매가 아닌 중계에 불과하는 입장이지만, 롤렉스 외에서 몽클레어,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의 '짝퉁'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어 모조품 근절 의지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모조품 판매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쿠팡에서는 몽클레어의 기능성 절개와펜 반팔 티셔츠를 4만18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몽클레어 레터링 맨투맨 티셔츠는 3만6300원에 선보이고 있다. 몽클레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반팔 티셔츠는 대개 20만 원에서 90만 원대다. 3~4만 원대 제품이 정품일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실제로 6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몽클레어 기본 카라 반팔 티셔츠’ 상품의 경우 상세 설명을 통해 “오리지널과 같은 디자인만 취급하며 가품을 입더라도 정품을 입는 느낌만 드는 상품들로만 준비 중”이라며 ‘본 싱품은 레플리카 상품’이라고 명시돼 있다. 우회적으로 ‘짝퉁’임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레플리카는 예술 작품 등에서 원작을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에서는 정가 100만 원에 육박하는 발렌시아가 스피드러너 제품을 10만 원대에 살 수 있고, 8만8000원에 구찌 반지갑도 구입할 수 있다. 구찌의 남성용 지갑의 경우 공식 온라인 스토아를 통해 50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가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은 경쟁사인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오픈 마켓인 G마켓과 11번가 역시 마찬가지다.

(쿠팡 캡쳐)

최근 쿠팡은 롤렉스 가품 판매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25일 시계산업협동조합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에 가면 5300만 원짜리 롤렉스, 1600만 원짜리 위블러, 650만 원짜리 까르띠에 시계를 17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대주주인 손정의 회장은 짝퉁 시계 판매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짝퉁 시계 판매 행위를 규제하라”고 촉구했다.

조합은 쿠팡이 모조품 시계가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시계조합 측은 “쿠팡이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위조품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판매 중인 상품이 위조품으로 확인되면 즉각적으로 판매중지, 판매자 퇴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실제 논란이 된 롤렉스 제품은 현재 판매하지 않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문제가 된 모조품 판매는 로켓배송 상품이 아니라 판매자가 판매 등록한 것”이라며 “판매자 등록을 하고, 상품 등록할 때 처음부터 위조품을 판매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제재하는데 판매자 등록 시에는 이를 고지하지 않고 이후에 모조품을 팔면 일일이 규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마켓에서 가품을 판매하지 않은지는 꽤 오래됐다. 어느 정도 손 놓고 있었다는 이야기”라며 “논란이 된 롤렉스만 퇴출시킨 점은 눈가리고 아웅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