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오비맥주의 매각설이 재점화됐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9조원대라는 구체적인 매각 금액까지 거론되며 오비맥주의 재매각이 유력하다는 일부 보도가 나온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브리토 회장이 "자산의 추가 매각은 없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2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통해 "호주 사업 부문을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113억 달러(13조3000억원)에 매각키로 한 후 더이상 자산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요즘 같은 시기가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 사업부분의 매각에 대해 아주 특별한 사례라며 더이상 매각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비맥주 매각설은 지난 2016년 사브밀러 인수로 인한 차입금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계 2위 맥주기업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며 차입금이 지난해말 기준 1060억달러(약 124조원)까지 치솟자 AB인베브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아시아사업부의 홍콩증시 상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내외부적인 상황으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면서 호주와 한국 사업부분의 매각 가능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AB인베브가 지난주 호주사업부의 매각을 결정하자 한국사업부의 매각설에도 무게가 실린 것이다.
여기에 사모펀드인 KKR이 아시아지역 사업부 매수를 위해 AB인베브와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며 오비맥주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KKR은 오비맥주를 2014년 AB인베브에 58억달러(약 6조8000억원)에 매각한 사모펀드다.
브리토 회장은 "아시아 사업부 IPO를 다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챔피언이 여전히 우리의 목표"라고 밝혀 한국 맥주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의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최근 카스의 가격 인상 후 할인행사를 열며 점유율을 끌어올려 몸값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브리토 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선 이후 오비맥주 매각설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길 것으로 보인다.